[BT] News2008. 11. 1. 13:01

  과학자들은 핵산(DNA)을 이용하여 항해문명을 통한 인구이동을 추적하여 수천년 전 지중해를 지배했던 문명을 연구하였다. 페니키아인 (Phoenicians)은 현재 레바논 지역을 근거로 하여 해상무역을 하던 민족이었다. 이들은 기원전 1000년경에 지중해에 걸쳐 무역왕국을 건설하였다. 국제학자들이 참가한 이번 연구는 이들의 유전적인 요소가 현재 인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를 볼 수 있는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자들은 지중해 인구의 17명 중 한 명은 페니키아인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연구자들은 현재 인구의 역사적인 이동상황이 하부 유전자에 기록되어 있는지 여부를 추적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기술을 적용하였다. 이번 연구는 지중해에 살고 있는 6,000명 이상의 사람을 대상으로 DNA자료를 분석했다. 당시 현 레바논에 근거한 페니키아인들은 해상활동을 통해 식민지를 건설하고 무역거점을 마련하여 스페인과 당시 강력한 도시국가였던 카르타고(Carthage)가 위치한 북 아프리카 지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었다. 카르타고는 대담한 군사전략가인 하니발(Hannibal)을 배출했으며 그는 카르타고 군대를 이끌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로마제국을 침공하기도 했다. 페니키아인들은 세계 최초의 글로벌 자본주의자들로 기록되고 있다. 이들은 로마제국에 의해 지배되기까지 거의 1,000년 동안 지중해의 무역권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후 이 민족에 대한 기록은 사라지거나 파괴되었다.

  레바논의 베이루트에 위치한 레바논 아메리카대학(Lebanese American University)의 피에르 잘루아(Pierre Zalloua)는 “사람들은 이들의 유산을 잘 모른다. 우리는 좀 더 많은 것을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의 공동저자인 케임브리지의 웰컴 트러스트 생거 연구소(Wellcome Trust Sanger Institute)의 크리스 타일러-스미스(Chris Tyler-Smith)는 “우리가 연구를 시작할 때 우리는 페니키아인의 유전자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우리 연구를 이끈 것은 역사 뿐이었다. 우리는 이들이 어디에 정착하지 않았는가에 대해서는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간단한 정보가 현재 유전학을 통해 사라진 종족을 추적하는데 충분한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발견된 것은 유전학을 이용하여 인간의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수백만 달러가 투입된 제노그라픽 프로젝트(Genographic Project)로부터 시작되었다. 이번 연구의 세부적인 사항은 미국의 권위있는 학술지인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에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는 남성 혹은 Y 염색체에 집중하였다. 이 염색체는 남성만 가지고 있는 유전물질로, 아버지에게서 아들로 거의 변화되지 않고 마치 이름의 성씨처럼 이어진다. 하지만 많은 세대를 거쳐 염색체는 약간의 변화가 DNA 염기서열에 일어나 축적되며 이것은 카피 에러(copying errors)라고 불린다. 이를 통해서 남성 염색체를 각기 다른 그룹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이것을 하플로 그룹(haplogroup)이라 부른다. 이것은 어느 정도 한 사람의 지리학적인 조상을 알 수 있게 한다. 연구자들은 지중해에 걸친 전 페니키아 식민지 지역에 살고 있는 남성의 Y-염색체에 대한 유전적인 구성을 조사했다. 이들 지역은 레바논 해안지역, 사이프러스, 크레테, 몰타, 시칠리아섬 동부, 남부 사르디니아, 이비자 섬 (Ibiza), 남부 스페인, 튜니지아 해안지역과 모로코의 팅그리스(Tingris)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이들 지역의 남성 Y-염색체와 페니키아인들이 전혀 살지 않은 곳으로 알려진 근처 지역의 남성의 Y-염색체를 비교했다. 이러한 접근방법을 통해 페니키아인들이 거주한 지역의 남성의 유전자 구성에서 나타나는 소수의 특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러한 유전적 혈통은 또한 페니키아인들이 살고 있던 레반트 (Levant) 지역과 연관되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역사시대와 선사시대에 걸쳐 몇 차례에 걸친 인구이동이 동부 지중해지역에서 시작되어 유럽과 북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대되었다. 기원전 10,000년 전 근동지역에서 초기 농경민들의 이동과 페니키아인들처럼 고대 그리스인들도 지중해에 걸쳐 무역거점을 건설하기도 했다. 그리고 유대인들이 자신의 땅인 이스라엘에서 추방되어 외부 지역으로 퍼져 나간 예가 있다. 이들의 지리학적인 근접성으로 인해 이러한 인구이동과 확대에 참가한 사람들은 페니키아인들과 유사한 유전자 특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다른 가능성으로부터 페니키아인의 유전적 특정을 구분해낼 수 있는 특별한 분석방법을 사용했다. 제노그래픽 프로젝트의 디렉터인 스펜서 웰스(Spencer Wells)는 “문제는 지중해가 유전적인 목욕탕이라는 점이다. 1000년 동안 사람들은 모든 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 석기시대의 확대 또는 그리스 식민화과정과 같은 배경으로부터 레반트인 또는 페니키아인을 구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좀 더 정규적인 접근이 필요했으며 많은 샘플을 통해 이러한 시그널을 찾으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들이 사용한 전략을 통해 6개의 페니키아인 계보 후보를 찾아내었다. 전체적으로 이들은 전 페니키아 식민지들에 사는 현대 인구들에게서 발견되는 유전적 계보의 6%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은 17명 중에 한 명은 페니키아인과 연관된다는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주장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TJ 왓슨 연구소(TJ Watson Research Center)의 IBM 컴퓨터 생물학센터(IBM Computational Biology Center)의 다니엘 플래트(Daniel Platt)는 이번 연구를 통해서 이들 거주자들은 수백년 동안 지속적으로 이곳에 살았으며 현대 인구에게도 그 유전적인 자취를 남겼다는 점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웰스 박사는 이번 연구에 사용된 기술은 다른 이동종족의 유전적인 영향을 찾는데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의 하르츠 산맥(Harz)에서 서부 및 동부 유럽으로 기원전 1000년경에 이동한 켈틱족(Celtic)의 확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노그래피 프로젝트에는 2005년에 시작되어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과 IBM사 그리고 웨이트 패밀리 재단 (Waitt Family Foundation) 그리고 응용 바이오시스템스(Applied Biosystems)가 참여하고 있다.

출처: 영국 BBC뉴스와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
참고자료: 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에 게재된 연구논문 원문

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2008-11-01
Posted by 토리군